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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 30대 여자 30kg 체중감량기 (feat. 알콜중독)

by 러너들 2022. 6.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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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운동을 사랑하는 알콜중독자 윤짱입니다.

처음으로 이런 글을 쓰려고 하니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 술을 끊고 싶지만 끊지 못하는 수많은 분들에게 조금 더 동기부여를 드리고자 이렇게

제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우선 술 이야기부터 시작을 해볼게요. 저는 상당한 애주가 였습니다. 주변 지인들이 술 하면 바로 생각나는 인물이 저라고 지목을 할수있을

정도로 20대부터 술을 많이 마시고 다녔어요. 그로인해 많은 슬픈 일들이 있었고, 안좋은 추억도 많아서 너무 오래된 이야기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최근부터 들여다보자면 제 하루 일과는 이게 전부였습니다. "회사 출근 - 퇴근 후 술"

 

동네 호프집에서 맛있는 생맥주 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써서 주셨어요 ㅋㅋㅋㅋ 2017년도 어느날

 

고된 하루를 마치고 마시는 공복의 소주 한 잔.

더운날에 시원한 생맥주 한 잔.

출처 입력

술 좋아하시는 분들은 이 맛을 아마 잊지 못하실거예요. 저 역시도 아직 그 느낌이 가끔 그리울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오랜 음주 생활로 인해 현재 다니던 회사 입사 초기때부터 잦은 지각, 무단결근 등 여러가지 문제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줄이고 줄여 나름의 규정을 정했습니다. "평일은 소주2병을 넘기지말자" 라는 개떡같은 규정.. ㅋㅋㅋㅋ

맥주는.. 사실 측정이 잘 안돼고 배불러서 또는 화장실 여러번 가기 번거로와서 잘 안마셨어요. 저의 주 종목은 소주였습니다.

 

 

 

 

 

짝궁은 술을 못마셔요. 그래서 항상 술은 저 혼자 독차지였습니다.

이 동네에 딱히 친구가 있고 한게 아니라서 매일 짝궁 붙들고 술마시거나, 아니면 대부분 혼술이었죠.

 

저는 여러 술자리 중에 제일 추천하지 않는게 혼술이라고 생각합니다.

차라리 친구들과 기분좋게 하하호호 웃으면서 먹는게 더 나은것 같아요.

혼술은 인생에 대한 고뇌와 고통을 소주와 함께 삼키는 기분이랄까?

 

 

 

사람은 에너지라는것이 있는데 그 에너지는 긍정적인 방향으로 분출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혼술 하면서 외로움을 삼키고, 고독을 삼키고 이렇게 살다보면 한번 혼술이 두번되고, 세번되고

점점 늘면 나중엔 술 없이는 밥도 잘 안넘어 가더라구요.

 

 

 

 

 

술이란걸 끊고싶어서 정말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짝궁이랑 내기도 해보고, 술은 무조건 내돈으로 사먹는다. 술심부름 안시킨다. 술마시면 내가 개다. 술마시면 내가 니 아들이다. 등등

알콜중독 치료로 유명하다는 한의원가서 보름치 50만원씩 하는 한약도 지어먹어봤습니다.

결과는 저의 승리. 지독한 술 사랑이 한약을 이겨냈죠. (입맛이 더 좋아졌더라는 후기)

그리고 불현듯 찾아온 공황장애와 정신과적인 질환으로 정신과 통원치료를 받기 시작했는데 거기에서 술 끊는 양약을 처방 받아 먹습니다.

물론 이 또한 처참히 실패 했어요. 피부트러블, 심장두근거림, 손발떨림, 불면 등 부작용이 엄청 났습니다. 회사에서 업무 집중 저하는

빼놓을 수 없는 상황이었구요.

 

 

 

그래서 알콜중독에 대해 이것저것 알아본적이 있었습니다. 지피지기 백전불태라고 했던가요? 한자말은 익숙친 않지만 네.. 뭐 이런 말이 있네요. ^^;;

 

知彼知己百戰不殆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뜻으로,

상대편과 나의 약점과 강점을 충분히 알고 승산이 있을 때 싸움에 임하면 이길 수 있다는 말.

네이버 지식백과

제가 가장 인상깊게 봤던 어떤 논문 자료에 의하면, 알콜은 섭취 즉시 우리 몸에 흡수되어 도파민이라는 호르몬 물질을 내뿜어 기분좋게 만들어주고

우리 뇌의 기능을 일정부분 마비시킨다고 합니다. 그래서 술 취하면 맞아도 아픔을 잘 못느낍니다.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은 만취했을때보단 처음 한두잔 마셨을때 뿜어져 나온다고 하니 그로인해 한잔이 두잔되고,

두잔이 세잔되고 그렇게 마시다보면 술이 사람을 먹어치우는 기이한 현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출처: 2018 음주폐해예방교육 교재. 보건복지부,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이런 알콜의 치명적인 뇌손상으로 인해 평상시 기억력 감퇴를 호소했으며, 생각나는 단어가 입으로 나오지 않는 상황을 맨정신에 겪어보니 무척

당황스러운적이 많았습니다. 아직도 뇌손상은 복구 되지 않아 가끔 언어장애 증상이 나타나곤 합니다. 정확한 뇌손상의 여부는 의사의 진단이 필요하긴

하지만 뇌검사 비용도 워낙 비싸고 저의 음주경력으로 비추어보았을땐 적잖이 손상을 입은것으로 체감됩니다.

 

이 험하고 고된 세상 맨 정신으로 어떻게 버티나 싶어 술을 고집해 왔으며, 정말 대낮에도 술이 취해있는 기분이었고, 작심하고 술을 먹는 금요일 밤이면

짝궁도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습니다. 제가 여러가지 말도안돼는 망언으로 상처를 많이 줬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짝궁의 아버지께서도

술로 인해 가족들에게 상처를 많이 주셨다 들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더더욱 그때 일들이 미안하기도 해요.

 

 

이렇게 알콜중독자로 내 모습을 인정하기까지 수년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20대때 술로인해 모든걸 다 잃고도 아직까지 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제 모습이 너무 싫었어요.

항상 자존감은 바닥이었고, 회사에서도 멍한 눈빛. 매일 피곤에 절어있고, 퉁퉁부은 모습.. 술 마신 다음날 폭식하는 습관 ..

여러가지 정말 고칠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습니다.

 

술을 정말 끊어야 겠다고 생각했을때는 그때였습니다.

더이상 마실 술이 남아있지 않아 주방에 남아있는 음식 조리용 맛술을 다 마시고 난 뒤 빈병을 바라보았을때..

난 드디어 미쳤구나.

제정신이 아니구나.

이제 그만하자.

 

 

이렇게 알콜중독자의 체중 감량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어느 알콜 중독자의 30kg 체중감량 이야기 (feat. 시작) EP. 2 로 돌아오겠습니다.

 

  • 모든 이야기는 허구가 없는 본인이 겪은 실제 이야기이며, 촬영한 사진 모두 작성자의 개인 소유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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